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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만우절, 유쾌한 거짓말

by 별별인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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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우절의 유래

   벚꽃이 만개하기 시작하는 봄의 절정, 사월의 첫날은 만우절(愚人節)이다. April Poor's Day라고 하여 4월 1일은 장난을 치고 장난을 당하는 축제의 날입니다. 이 축제는 유럽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겨지며, 그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설은 프랑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16세기 무렵, 유럽에서 1년의 시작으로 여겼던 부활절의 날짜가 3월 25일부터 4월 20일까지 해마다 들쭉날쭉했습니다. 그러던 중  1564년 프랑스 국왕 카를 9세가 즉위하면서  1월 1일을 새해로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정보 전달은 지금에 비해 매우 느렸기에 발표 이후에도 몰랐던 사람들이 있었고, 아일랜드의 구교도들처럼 왕의 선포 이후에도 바뀐 사실을 무시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이들에게 새해 축하 인사를 하며 내심 비웃는다든가, 신년 파티에 초대하고 나서 바람 맞히거나 가짜 새해 선물을 보내는 등 날짜가 바뀌었던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비웃으면서 일부러 물 먹인 일이 있었는데, 이것이 현재의 만우절의 기원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샤를 9세의 무능을 비꼬기 위해서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거짓말하는 것은 오전까지만 허용된다는 조건이 있었던 듯하지만 미국으로 넘어오며 시간제한이 사라졌고, 그것이 다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만우절의 유래가 탄생한 프랑스에서는 만우절날에 속는 이들을 일컬어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말은 4월의 고등어라는 뜻인데, 당시 4월에 고등어가 유독 잘 낚이더라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다른 설로는 로마 제국 시대에는 3월 말에 로마인들이 새해를 맞이했는데, 이 당시에는 사치와 방탕이 일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기독교가 로마 제국 내에서 확산하면서, 4월 1일을 율리우스력(로마 태양력)의 새해로 정하면서 이전의 새해를 맞이하던 행사들이 유럽 전역에서 금지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전의 행사들을 지속하던 일부 국민들이 장난을 치기 시작하게 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어떤 설이든지, 만우절은 세계적으로 널리 유행하고 있는 축제 중 하나로, 장난기가 넘치는 즐거운 날입니다.

       그 이전에도 여러 나라에서는 비슷한 행사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와 네팔에서는 하롱 페이라는 축제에서 비슷한 형태의 장난을 쳤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로마 제국과 만우절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지만, 각 나라와 문화권에서 다양한 형태의 장난을 즐기고 기념하는 축제나 행사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2. 만우절  장난

    오늘날에는 만우절은 다 같이 악의 없는 장난으로 낚시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모교로 가는 장난을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며, 학생들끼리 각자 반을 바꾸고 책상 자리도 앞뒤를 바꿔서 칠판을 등지도록 앉기도 합니다. 쌍둥이들이 서로 반을 바꾸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만우절이 개교기념일인 학교에서는 이런 장난을 볼 수 없어 이 날 해당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다른 지역으로 놀러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포스코 창립 기념일이 만우절이어서 포스코 재단 소속 학교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사에 따라서는 이런 웃자고 하는 행사에 짤 없이 기합을 주는 등 흥을 깨는 경우가 있다고도 합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재수학원에서도 만우절 장난으로 반을 바꾸어 들어가거나 하는 경우 등이 있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만우절 장난 규모는 세계적 수준까지 올라가서 개중에는 정말 즉흥적인 장난이 아니라 이날 하루의 장난을 위해 꽤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인 걸작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만우절에 익숙한 젊은 층을 상대로 하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만우절 장난을 하는 일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조금 모험적인 기획도 소비자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기에 만우절을 틈타 농담인 척 기획을 내놓고 반응이 좋으면 진짜로 출시하거나 농담인 척하면서 홍보 효과를 노리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아예 약을 빤 듯한 높은 수준의 낚시를 내놓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구글과 블리자드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4월 1일에 새 학년이 시작하며, 대부분의 일본 회사들 역시 4월 1일부터 해당 연도의 회계 1분기가 시작하며, 각 회사들 역시 이때 대규모로 입사식을 합니다. 이는 일본에서는 '신졸채용'이라고, 대학 졸업 시에는 대부분 내정을 받아 갈 기업이 정해져 있어서 이 내정을 받은 대학 졸업생들이 일제히 취업하기 때문에 만우절 분위기는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진지한, 인생의 중요한 하루이기 때문에 만우절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게임 회사, 애니메이션 회사 등이 만우절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정성을 들인 각종 신작 발표를 거짓으로 하는 것을 보면 일본에 있어서도 만우절은 여러 사람들이 장난을 즐기는 날입니다.

    이 날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사람들이 몇 있으며, 장난인 경우도 몇 있지만 의외로 진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차이면 만우절이라는 이유로 무마할 수 있긴 하지만 사실상 이미 모두가 만우절 고백이 장난이 아닌 진심인 걸 알기 때문에... 반대로 오히려 이를 노리고 진지하게 고백하는 사람도 꽤 있겠네요.

 

3. 만우절에 주의할 점

    만우절은 모든 장난과 거짓말이 법적으로 보장받는 날이 절대 아닙니다. 비단 만우절이라고 할지라도, 남에게 피해가 가는 장난들은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갑툭튀 낚시의 경우 심약한 사람들은 불쾌감을 넘어 잠깐의 공황 발작까지 올 수 있으므로 이런 장난은 신중해야 합니다. 국민감정이나 사회적 여론을 건드리는 것도 좋지 못합니다. 회사의 경우 타사의 작품을 함부로 건드리면 법적 책임을 져야 될 수도 있습니다. 자사의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놀라게 하지 않는 장난, 보통 기존의 것을 비틀거나 치환해서 해석하는 식의 정도로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당연하지만 만우절이라 해서 특히나 장난전화를 해도 되는 날은 아니며, 긴급전화에 해대는 허위 장난신고는 그 전화로 인해 진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전화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타인의 목숨이 위협받게 되는 민폐 행위이며 법적인 책임을 져야 될 수도 있습니다.  긴급전화에 대한 장난전화는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되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4. 만우절과 비슷한 행사들

      고려시대부터 우리나라에도 만우절과 비슷한 날이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해 첫눈이 내리는 날이라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첫눈 오는 날 다음 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즐거운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첫눈이 오는 날에는 왕을 속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첫눈이 오는 날 신하들이 왕에게 가벼운 거짓말을 해도 용서받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418년, 세종 1년에 상왕으로 있던 태종이 자신의 형이자 노상왕이었던 정종에게 첫눈을 보내 장난을 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춘분제(3월 25~4월 1일) 마지막 날에 거짓말로 심부름을 시켜서 사람들을 놀리는 풍습인 훌리(Huli)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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